이상하게 마음이 헛헛한 날엔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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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느 날은, 이유 없이 마음이 헛헛해진다.
배도 고프지 않고, 몸도 괜찮은데
무언가 허전한 느낌이 자꾸만 따라다닌다.

그럴 때면 나는
무작정 산책을 나가거나
익숙한 책장을 다시 펼쳐보곤 한다.
익숙한 문장, 다 아는 결말.
그게 주는 안정감이 있다.

어쩌면 마음이 허기질 때 우리가 찾는 건
새로운 자극이 아니라
익숙한 온도일지도 모른다.
늘 마시던 따뜻한 차 한 잔,
친숙한 음악, 오래된 티셔츠처럼 말이야.

이상하게 허전한 날엔
나 자신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본다.
“괜찮아, 너 지금 충분히 잘하고 있어.”
그 말 하나에 마음이 아주 조금,
조금 더 단단해진다.

그래서 오늘도
이 헛헛함을 그대로 안고 있는 나를
그냥 사랑해보기로 한다.
딱히 대단한 해결은 없어도,
이렇게 무사히 지나간 하루가
다음 날을 버티게 해줄 테니까.